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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로 반성문 쓴 의대교수들 "내 환자만 챙겼던 과거 반성"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사직 전공의들에게 미안하다."  "나는 과연 제대로 된 선생이었는지에 대해 생각했다." "내 환자만 생각하고 의료정책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온 내 자신을 후회한다. 정말 죄송하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 소속 교수들이 28일 마련한 기자간담회에서 환자를 봐야 한다는 이유로 현 의료정책에 대한 책임을 방기해 왔다고 스스로를 질책했다.특히 이날 일부 비대위원들은 전공의 혹은 동료들에게 전하고 싶은 메시지는 무엇인가라는 마지막 질문에서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 비대위원들은 28일 기자회견에서 전공의를 향해 발언 중 미안함을 토로하며 눈물을 보였다. 이날 참석한 비대위 하은진 비대위원(신경외과)은 "사직 전공의들과 동료들에게 미안하다"면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서 제대로 환자를 볼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가자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하 비대위원은 전공의들이 의대교수를 '중간착취자'로 표현했을 때 충격을 받았지만 그들이 병원을 사직한 이유를 듣고 "과연 내가 제대로 된 선생이었나 고민을 많이 했다"고 말을 이었다. 그는 전공의들을 향해 "외롭다고 생각 말고, 다른 많은 직역에 버림받았다고 생각 말고 신념을 제대로 이룩한 이후에 돌아와 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비대위 김준성 위원(흉부외과)는 "제자들이 너무 보고 싶다. 젊은의사를 밖으로 내 몬 의사로서 부끄럽고 창피하다"면서 "기성세대로서 선배의사로서 늦었다고 생각하지 않고 (전공의들이 돌아올 수 있는)발판을 만들어 놓겠다. 후배들에게 우리를 믿어달라고 말하고 싶다"고 했다.비대위 초대 위원장을 맡은 방재승 교수(신경외과) 또한 과거 수술장에서 화려한 술기를 선보이며 개인적으로 명의라는 명성에 사로잡혀 지냈던 과거를 반성한다고 했다. 방 교수는 "제대로 된 의료개혁을 통해 의사도 환자도 행복한 의료환경을 만들겠다"고 각오를 전했다.비대위 강희경 위원장(소아청소년과)은 "나는 과연 의료계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생각했는데 어처구니가 없었다. 전공의들이 (의대증원에 대해) 다른 목소리를 못 내고 달리 방법이 없어 (병원을)나갈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자기반성을 했다.그는 이어 "정부 의료정책 담당자가 의료현장을 이해시킬 생각은 못하고 , 내 앞에 환자만 생각하고 책임을 방기해왔다. 그런 내 자신을 후회하고 정말 죄송하다"고 고개를 떨구었다.
2024-05-28 12:53:28병·의원

나에게 이르는 길

메디칼타임즈=울산의대 3학년 조우영 겨울방학과 동맹휴학 기간은 저를 알아가는 과정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청소년기 시절 스스로와 세상에 무관심한 채, 사회와 주변인들의 인식에 따라 제 인생의 행보를 결정했음을 깨닫게 되었습니다.에니어그램 성격 검사는 사람의 성격을 본능, 사고, 감정 세 가지 영역의 상호 관계에 따라 분류합니다. 여기서 사고는 스스로 생각하는 힘 즉, 스스로 결정하고 그 결정에 책임을 지는 태도를 뜻한다고 이해했습니다.저는 지금껏 사고라는 스위치를 꺼둔 채 사회라는 거대한 공동체에 제 자유를 헌납하고, 본능적으로 제 감정이 이끄는 대로 살아온 것입니다. 시간이 지나 이때를 돌아보면, 본능과 감정의 테두리 밖으로 나오는 과정으로 20대 초중반의 시기를 기억할 것 같습니다.이 글을 빌려 저라는 사람이 지금껏 쓰고 있던 자아라는 가면에서 조금이라도 다른 시선으로 저와 세상을 바라보게 된 일을 적어보려고 합니다.지금의 제가 생각하는 자기성찰과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공부하고, 스스로 수정하기로 결정하는 과정은 ‘자유’에 이르는 길이라고도 생각합니다. 이 길은 단순히 지성으로 지식을 쌓는 것이 아니라, 지식이 제 영혼 깊숙이 닿아 제가 스스로 생각하게 만들고, 앞으로 삶을 살아갈 때 가질 세계관을 조립하는 과정입니다.이 길목에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고정관념을 만날 때도 있고, 인격적 불완전함을 마주칠 때도 있습니다(선악의 기준이 있다고 믿는 사람이라면요).다행스럽게도 제 영혼을 들여다보는 과정에서 제가 가진 생각과 감정의 기원(스키마, 대전제)이 이성적으로 접근했을 때 합리적이지 않다고 판단할 수 있을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제가 생각하는 이상(선)과 현실(내면세계)가 충돌할 때도 있었다는 것입니다.전자의 경우 이성의 도움을 빌려 수정하면 되겠지만, 후자의 경우는 애석하게도 제 이성을 의심하게 만들었습니다. 이 상황에서 선악의 절대적 기준이 누구인가? 선악의 절대적 기준이 존재한다면, 이 세상에는 절대적인 원칙 즉, 양보할 수 없는 옳고 그름의 기준이 있다는 것인데 ‘그것의 기원은 어디서부터 오는가?’라고 질문을 던질 수밖에 없었습니다.혹자는 이를 신이라고 하고, 이성이라고도 하고, 감정이라고도 합니다. 각각은 한 인간의 내면세계에서 서로 다른 세계관을 창조해냅니다. 유신론적 세계관, 자연주의적 세계관, 포스트모더니즘적 세계관이 이것이죠. 세계관을 사상이나 신념으로 간략하게 표현해보자면, 한 인간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정립하는 것은 참으로 가치 있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첫 번째 이유는, 우리의 행동과 생각과 감정은 보이지 않지만, 우리가 믿는 사상과 신념, 세계관에 따라 좌우되기 때문입니다. 즉, 나를 이해하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기 위해 그 사람의 세계관을 아는 것이 중요합니다.또 한 가지 이유는 우리가 우리의 세계관을 스스로 수정/보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우리의 삶을 바라보는 시각은 우리의 자유의지에 따라 계발될 수 있다는 것이죠.여러분은 어떤 세계관을 가지고 살아가십니까? 선악이 실존한다면, 그것의 근거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여러분의 생각과 감정 그 이면의 진짜 믿음은 사실에 기초하고 계십니까? 그렇다면 그 근거는 무엇이며, 틀렸다면 어떻게 고쳐나가실 겁니까? 고침의 방향이 선이라고 믿는다면, 선악의 근거는 어디서부터 온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2024-05-27 05:00:00오피니언
인터뷰

"의료계 통일된 의견 제시 못해…의정갈등 해답 안 보인다"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답이 없다"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 이윤성 전 원장은 현 정부와 의료계 갈등 상황을 한마디로 표현했다.이윤성 원장은 서울의대를 나와 병리과 전문의 취득 후 경상의대 병리과 전임강사, 서울의대 법의학교실 교수, 국가생명윤리정책원장,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 등을 지내면서 일관된 소신과 철학으로 후배 의사들에게 존경받은 어른으로 평가받고 있다.특히 지난 2020년 문재인 정부의 의대증원 추진 당시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장으로 재직하며, 동맹휴학 및 국시거부에 나선 의대생들을 옆에서 지켜본 바 있다.그는 이번 의대증원을 둘러싼 의정갈등에 대해 "지난번과 다르다"고 언급하며 "지금은 오리무중인 상태로 답이 없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국시원 이윤성 전 원장은 현 사태에 대해 '답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그 이유는 "의료계가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정부-의료계 '불통' 고수…원점 재논의는 불가능한 주장"국시원 이윤성 전 원장은 현 사태에 대해 '답이 없다'는 입장을 피력하면서도 그 이유는 "의료계가 통일된 의견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그는 "지금 의료계는 의견이 하나로 모이고 있지 않다"며 "전공의도, 학생도 각 집단별 모두 의견이 다르다"고 말했다.이어 "이는 구조적으로 통일된 의견을 만들기 어려운 면도 있지만, 2020년 의대증원 당시 의사협회가 저지른 만행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지난 2020년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하기 위해 집단파업 및 국시거부 등에 나섰던 전공의와 의대생의 내홍이 아직 치료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이윤성 전 원장은 "특히, 이번 사태는 의대증원 발표 초기부터 정부가 주동자를 잡아 처벌할 것처럼 서두르는 바람에 의료계에서 전면에 나서 중심축을 잡아줄 만한 인물이 없다"고 꼬집었다.이어 "현 임현택 의사협회장은 2020년도 최대집 회장보다 더 강한 싸움꾼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투쟁'이라는 방법을 선택했지만 그 방법이 너무나 일방통행이라 정부가 소통을 하지 않는 것과 비슷한 모습"이라며 "정부와 의료계 모두 불통을 주장하는데 무슨 해결책이 있겠냐"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의료계가 의대증원 정책 초반부터 얘기한 '원점 재논의'는 합의를 위한 의견으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이 전 원장은 "원점 재논의라는 주장 자체가 불통"이라며 "정부는 이미 원점으로 돌아갈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원점으로 돌아가야 대화하겠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만 주장하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했다.이어 "심지어 의사협회는 의대증원 발표 초기부터 오랜 기간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그 외의 방향을 돌리기도 쉽지 않다"며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가 아닌 다른 방향을 구상해 느리더라도 협상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못 하고 있다"고 말했다.이윤성 전 원장은 이번 의정갈등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은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의사임을 강조했다.■ "배신자 낙인찍혀도 누군가는 정부에 내세울 대안 마련해야"이 전 원장은 의료계가 하루빨리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단체를 통해 정부와 협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의료계에서 내부적으로 '배신자'라는 비난을 받더라도, 향후 정부와 합의해야 할 시점에 제안할 수 있는 대안을 미리 준비해 둬야 한다는 주장.이윤성 전 원장은 "사실상 의사협회는 회장의 공약 등으로 (의대증원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다른 의견을 내긴 힘들기 때문에 의협이 아닌 다른 객관적 의료계 기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그는 "의료계에 여러 합리적 단체가 있는데 지금부터라도 차근차근 준비해서 벼랑 끝 상황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정부는 의대생이 졸업을 못하고, 의사가 배출이 되지 않는 상태를 수년 동안 이어갈 수 없다"며 "지금 의료대란 상황 역시 언젠가는 분명 해결될 텐데 그 상황을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또한 이윤성 전 원장은 이번 의정갈등으로 인해 가장 큰 피해를 입는 집단은 전공의와 의대생 등 젊은의사임을 강조했다.이윤성 전 원장은 "지난 2020년 의협이 정부와 협의하고 전공의와 크게 틀어지면서 학생들도 결국 아무 소득 없이 돌아오게 됐다"며 "그때 생긴 불신이 지금까지 영향을 주는 것으로, 당시 의대생과 전공의 상처는 생채기 정도로 끝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이어 "의대증원 사태는 2020년과 2024년 둘 다 의료계에 큰 상처를 안겨줬지만 가장 큰 피해를 입는 것은 역시 젊은이들"이라며 "지금 사태 또한 빅5 병원장 정도를 제외한 중소병원장이나 개원의 등은 큰 문제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저항 없는 개혁은 불가능…50년 뒤 내다보는 의료체계 개편 구상해야"이윤성 전 원장은 윤석열 정부의 의대 증원 정책의 가장 큰 문제점을 '의사들을 설득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물론 최종적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은 정부의 역할"이라며 "하지만 그 전에 전문가들을 설득해야 한다. 의료정책은 의사들을 충분히 설득하고 진행해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지금처럼 막무가내로 이유도, 설명도 없이 말도 안 되는 근거를 내세우며 당장 내년부터 2000명을 증원하겠다는 것은 전혀 설득이 없는 사실상 통보"라고 비판했다.의대증원에 반대하는 의사들을 본인 밥그릇 챙기기에 급급한 '나쁜 의사'라는 프레임을 씌우는 것 역시 정부의 패착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이윤성 전 원장은 "정부가 의대증원 근거로 내세운 근거 중 하나가 지방 의료기관은 3~4억원을 지급해도 의사를 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왜 의사들이 이러한 의료기관을 기피하는지 원인을 알아보고 정책을 추진해야 하는데 배가 불러서 가지 않는다는 나쁜 프레임을 씌우고 의사 직역 이미지를 추락시켰다"고 말했다.이어 "의사들이 가지 않는 이유는 3억~4억원을 받기 위해 의사 한 명이 30억~40억원을 벌어와야 하기 때문이다"라며 "몸과 마음을 모두 갈아 넣어 고강도의 업무강도를 견뎌야 하기 때문에 가지 않는 것인데 직역 이기주의로 몰아가면 양심에 따라 헌신적으로 진료하는 의사들은 자존심에 큰 상처를 입게 된다"고 강조했다.끝으로 그는 현시점에서 의료계와 정부는 50년 뒤를 내다보고 의료체계의 전면 재개편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윤성 전 원장은 "미국과 영국 등 세계 어느 나라든 의료개혁이 있을 때 의사들의 저항이 있었다"며 "결국 저항 없는 개혁은 불가능한 것으로, 갈등과 손익의 차이는 있지만 결국 모든 곳에서 의료는 다시 운영된다"고 설명했다.이어 "지금 우리나라 역시 다른 방향으로 50년 뒤를 내다보는 의학교육, 의사양성제도, 의료제도가 필요하다"며 "기존 제도를 땜질하며 임시방편 및 리모델링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새로운 건물을 짓는 방식으로 근본적인 재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05-23 12:09:50정책

원인을 찾아 떠나는 머나먼 길, 불명열

메디칼타임즈=제주의대 본과 2학년 이승준 종종 뚜렷한 이유를 모른 채 열에 시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감기약을 타고 해열제를 먹어도 열이 잘 떨어지지 않는다. 열은 보통 1-3주간 지속된다. 그리고 열과 함께 여러 신체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그 예시로 두통, 피로, 식욕 부진이 대표적이다.열은 지속되다가 사라지기도 한다. 그래서 환자와 주위 사람들은 몸이 허약해서 일시적으로 열이 났다고 여기기 쉽다. 그런데 열은 몇 달 후 재발하여 환자를 다시 괴롭힌다. 단순 열감기가 아님을 깨닫고 동네 병원에서 피검사와 소변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하기 일쑤다. 원인 모를 열은 환자와 주위 사람들 모두를 답답하게 만든다.원인 모를 열의 정의는 무엇일까? 원인 모를 열은 의학용어로 불명열(Fever of unknown origin, FUO)라고 부른다. 불명열이란 열의 원인을 밝히기 위한 적극적인 노력에도 그 원인을 못 찾은 경우를 말한다.불명열의 원인으로는 감염과 종양, 염증성 질환이 흔하다. 이 셋 중에 하나가 원인이니까 금방 원인을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큰 오산이다.불명열의 원인 질환은 200가지 이상으로 보고되었고 환자가 이중 어떤 원인 질환을 가졌는지 감별하는데 여러 검사와 시간이 소요된다. 게다가 통계상 불명열 환자의 70% 정도만 그 원인을 밝힐 수 있었다. 따라서 위에 불명열의 정의에서 언급된 ‘적극적인 노력’에는 환자와 보호자의 노력과 끈기가 포함된다.열이 1~3주 이상 지속되고 동네 병원에서 그 원인을 찾지 못했다면 종합병원의 감염 내과를 찾아야 한다. 감염 내과를 한두 번 외래로 방문해서는 원인을 찾을 수가 없다. 주기적인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에 집과 가까운 종합병원을 가는 것이 추천된다. 감염 내과 선생님의 판단에 따라서 입원하여 검사를 받을 수도 있다.감염 내과에서는 불명열의 원인을 찾기 위해 여러 검사를 진행한다. 기본적으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 영상검사를 진행한다. 이를 통해 환자의 염증수치, 백혈구수치, 류마티스 인자, 장기의 이상 등을 확인하고 감염, 류마티스 질환 여부와 종양의 유무를 판별한다. 환자가 지속적인 두통이 있을 때는 뇌척수액 검사를 진행할 수도 있다.위 검사에서 비정상적인 낌새가 관찰되면 감염내과에서는 환자가 가지고 있을 것이라고 추정되는 원인질환의 후보군들을 나열한다. 그리고 그 후보군들이 환자의 원인 질환이 맞는지 하나하나 검증하기 시작한다.이때 여러 과 의사 선생님들이 동원되어서 검증에 참여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류마티스 질환이 의심되면 류마티스 내과 선생님이 오고 종양이 의심되면 혈액종양 내과 선생님이 와서 환자의 상태를 살핀다.원인 질환의 후보를 하나씩 지우는 과정에서 진단을 위한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불명열의 흔한 원인인 감염, 염증 질환, 종양에서 모두 커진 림프절을 관찰할 수 있는데 그 림프절의 조직 검사가 진단에 큰 기여가 되기 때문이다.위와 같은 검사들을 했음에도 원인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 유전자 검사를 고려할 수도 있다. 유전자 검사를 통해 희귀병, 배양하기 힘든 세균과 바이러스를 발견할 수도 있다.검사 종류의 수만 봐도 열의 원인을 찾기 위해 긴 시간과 비용이 들 것임을 알 수 있다. 또한 긴 시간과 비용을 들여 검사를 꾸준히 받음에도 원인을 찾지 못하는 것에 환자와 보호자는 상당한 스트레스를 받는다. 그렇다고 원인 찾기를 포기할 수도 없는 마당이다. 시간이 갈수록 원인 질환의 치료는 힘들기 때문이다.환자와 보호자는 끝이 보이지 않는 터널을 쉬지 않고 걸어가는 느낌일 것이다. 그렇지만 위에 제시된 길을 터벅터벅 걷다 보면 끝내 원인을 찾고 분명히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모든 불명열 환자가 원인 질환을 치료하여 다시 활기차게 생활할 수 있기를 바란다.
2024-05-20 05:00:00오피니언

마지막 희망 '집행정지' 수포로…상종·의대 현장 대혼돈 예고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을 뒤집을 수 있는 희망이라고 생각했는데 착찹하다."16일, 서울고등법원 행정7부가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판결을 기각·각하 결정을 내리자 의료계가 침통한 표정이다.서울고법 판결을 두고 의료계는 "마지막 희망이 사라졌다"며 우려가 쏟아지고 있다. ■마지막 '희망'이었는데…의료계 몰락만 남았다 '우려'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증원을 둘러싸고 첨예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사법부가 현재 정책방향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이 사라졌다는 게 의료현장의 목소리다.의대교수들은 "전공의, 의대생들이 돌아올 명분이 완전히 사라졌다"면서 젊은의사들은 이번 판결 이후 더욱 강하게 반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앞서 사직서를 제출한 의과대학 교수들 중 실제 사직으로 이어지면서 그나마 의료현장을 지켜온 전문의까지 이탈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이번 소송 대리인을 맡은 이병철 변호사는 서울고법 판결 이후 대법원 재항고 절차에 최선을 다하겠다며 충북대를 포함한 32개 의과대학생들의 항고사건 등 6건을 신속하게 결정해줄 것을 촉구하며 끝이 아님을 강조했다.하지만 한덕수 국무총리 등 정부 측은 서울고법 판결 직후 2025학년도 대입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사실상 의대증원이 현실화 되는 모양새다.익명을 요구한 의대교수는 "이번 판결 이후 의료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을 것"이라며 "대한민국 의료가 몰락할 것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씁쓸하다"고 말했다.■전공의 미복귀 사실상 확정…전문의 중심병원 준비가장 문제는 상급종합병원에 전공의 복귀가 물건너 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일선 대학병원들은 전문의 중심병원으로의 전환을 빠르게 추진할 전망이다.하지만 일선 대학병원 보직 교수들은 "전문의 중심병원으로 전환하려고 해도 의사가 없는데 가능할 지 의문"이라고 우려했다.지방 국립대병원 한 보직 교수에 따르면 응급의학과 교수 부족으로 촉탁의를 채용했는데 최근들어 그마저도 사직하겠다고 함면서 응급실 의료공백 위기에 처한 현실이다.그는 "당장 응급의학과 전문의도 없어서 촉탁으로 근근히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전문의 중심병원은 요원한 얘기"라고 말했다.그는 이어 "설령 전문의를 채운다고 해도 현재 수가로는 불가능 하다"면서 "입원환자 진료비, 시술료 등 모든 의료행위에 대한 수가를 현재 대비 5배는 인상해야 가능하다"고 말했다. ■서울고법 판결 여파…대학병원·의과대학 대혼란 예고 또한 앞서 부산대, 제주대 등 교수 평의회 차원에서 의과대학 증원안을 부결, 학칙개정안을 통과시킨 대학들도 난감해졌다.부산대, 제주대 등 일부 대학 교수회 및 대학평의회는 의대증원안 개정안을 담은 학칙개정안을 부결시키면서 정부 정책에 제동을 걸고 나섰다.하지만 16일, 서울고등법원이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에 대해 각하, 기각 판결을 내리면서 각 대학별로 재심의를 진행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다.실제로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학칙개정 중이거나 재심의가 필요한 대학은 관련 절차를 조속히 마무리해달라"고 촉구했다.국립대병원 한 의대교수는 "서울고법 판결로 대혼란이 시작됐다"면서 우려했다.  
2024-05-17 05:30:00병·의원
초점

법원 판단만 남은 의대증원…가처분 인용되면 전공의 돌아올까

메디칼타임즈=임수민 기자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재판부의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의료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사법부가 가처분을 인용해 집행정지 결정을 내린다면, 의료계가 그동안 주장해 온 '원점 재논의'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즉 전공의와 의대생이 각각 본인의 자리로 돌아오길 기대해 볼 수도 있다.하지만 가처분이 기각된다면 5월 말까지 대한교육협회가 증원된 정원을 발표해 사실상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을 확정 짓게 되면서, 정부와 의료계 갈등은 한 층 더 깊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정부의 의과대학 증원을 저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인 재판부의 판단이 임박한 가운데, 법원의 결정에 따라 의료계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가처분 인용돼도 복귀 안 한다…진심 어린 사과 선행돼야"의대생과 교수, 전공의 등은 정부의 의과대학 2000명 증원 결정에 대해 효력을 멈춰달라고 주장하며 정부를 상대로 진행정지 신청을 냈다.서울행정법원의 1심은 원고 적격성을 인정받지 못 해 각하됐지만, 항고심인 서울고등법원은 판단은 달랐다. 서울고등법원은 원고 적격성을 폭넓게 인정하며 정부에 의대증원 근거가 되는 자료를 제출할 것을 요구했고, 이를 검토해 오는 17일까지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특히 재판부는 법원의 인용 여부가 결정되기 전까지 정부를 향해 의대증원과 관련된 모든 절차를 멈출 것을 요청해, 의료계는 서울고등법원 판결 여부에 실낱 같은 희망을 품고 있는 상황.가처분이 인용된다면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에 심각한 제동이 걸리게 된다. 사실상 오는 2025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정원을 늘리는 것은 불가능해진다.다만, 법원은 가처분을 인용하더라도 정부가 증원을 예고한 향후 5년 전부에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2025학년도에 한해 승인할 수 있다.이렇게 될 경우 정부는 2026학년도부터 의과대학 증원분이 반영되도록 절차를 밟으며 증원에 대한 논의를 이어갈 가능성이 높다.각 대학은 2025학년도 대입 전형 계획을 다시 수정해 대한교육협회에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법원이 가처분을 인용해,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빠르게 복귀한다면, 의료계 역시 빠르게 안정화될 수 있다.연차 레지던트는 수련 기간 중 석 달 넘게 이탈하면 내년 전문의 시험을 보지 못하게 되는데, 이번 달 안에 복귀한다면 시험에 응시할 수 있다.대다수가 동맹휴학 또는 수업거부에 들어간 의대생 역시 이번 달 안에 돌아오면 온라인 수업 및 계절학기 활용, 학칙 변경 등 다양한 방법을 총동원해 '집단유급'을 피할 수 있다. 기각이 결정되면 각 의과대학은 빠르게 미뤄왔던 개강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하지만 2025학년도 의대증원이 좌절되더라도,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이들이 원하는 바는 증원 유예가 아니라, 정부의 증원 계획 전체의 백지화이기 때문이다.하지만 2025학년도 의대증원이 좌절되더라도, 병원과 학교를 떠난 전공의 및 의대생들이 각자의 자리로 돌아올지 여부는 불투명하다. 이들이 원하는 바는 증원 유예가 아니라, 정부의 증원 계획 전체의 백지화이기 때문이다.이번 의대증원 정책에 반대해 사직한 전공의 A씨는 "의대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진다는 한 숨은 돌릴 수 있겠지만 전공의 대다수의 복귀로 이어지진 않을 것 같다"며 "우리가 요구한 것은 정부의 비과학적인 의대증원 정책을 철폐하고 처음부터 다시 위원회를 꾸려 근거 기반의 증원책을 도출해 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또한 정부는 3달 동안 잘못된 정책에 항거하며 병원을 떠나고 인생이 멈춰진 젊은의사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를 건네야 한다"며 "그렇지 않다면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는 전공의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의료계를 대표해 소송을 진행하는 이병철 변호사 또한 "의대증원이 멈춰도 다시 병원으로 돌아가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전공의들이 주변에 많다"며 "이미 언론을 통해 너무나 많은 비판을 받아 상처받은 것 아니겠냐. 이들은 결과와 무관하게 돌아가지 않겠다고 한다"고 말했다.■ "의대증원 관철돼도 의료계 원상복귀 불가능…이제라도 원점 재검토해야"가처분 신청이 기각된다면 사실상 의대증원 절차가 완료되며, 정부와 의료계 갈등이 한 층 더 깊어질 우려가 크다.법원이 의료계 집행정지 신청을 기각하면 대교협은 5월 말까지 증원된 의대 전형 계획을 최종 승인하고 다음 달 1일 최종 확정된다.이병철 변호사는 가처분 기각 시 대법원에 즉시 재항고장을 제출하겠다는 계획을 밝혔지만, 촉박한 일정을 고려했을 때 다시 판단을 받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전망이다. 법원 판단 후 대교협이 이를 최종 승인해 최종 입시전형이 확정되면, 법원이 이를 재판단할 의미가 없어지기 때문.의료계에 정통한 변호사 A씨는 "정부는 의대증원에 대한 의지가 확고한데 가처분이 기각된다고 의료계를 배려해 재항고를 받아들이고 기다려줄 이유가 없지 않겠냐"며 "법원이 가처분을 기각하면 절차를 신속히 진행하려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이어 "사실상 항고심 결정으로 의대 증원과 관련된 법적 공방이 마무리된다고 봐야 한다"며 "그만큼 이번 판결은 의대증원 정책에 있어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하지만 의대증원 정책이 확정된다 해도, 의료계가 이를 인정하고 복귀할 가능성은 더욱이 낮아 보인다.전의교협 관계자는 "지금 의료계가 하나가 돼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데 이마저 좌절된다면 정부에 대한 모든 기대를 저버리고 포기한 채 돌아서는 의사가 많아질 것"이라며 "정부와 소통에 실패한 패배감이 전공의에서 교수로 전파된 데 이어 의사 사회 전반에 퍼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이어 "의사가 사명감을 잃게 되면 결국 그 영향은 환자에게 갈 수밖에 없고 의료와 연관된 전반적인 모든 것들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며 "어떻게든 정책을 관철시키면 의료계가 다시 돌아올 것이라는 생각은 잘못됐다"고 강조했다.고대의대 안덕선 명예교수 또한 "너무 짧은 시간에 의료기술과 서비스가 눈부시게 발전하면서 정부가 섣부른 정책을 시도하지 않았나 생각한다"며 "이제라도 사회적으로 신뢰받을 수 있는 법정회의기관을 만들어 의대증원을 처음부터 재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이어 "의료계는 무조건 0명 증원을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의료계에 절대적으로 불리한 보건복지부 산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등이 아닌 전문적 기구에서 중립적으로 증원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규모가 산출된다면 그에 따를 것이다"라고 전했다.
2024-05-14 05:30:00정책

불평등이 인간의 몸에 남기는 상흔

메디칼타임즈=순천향대 본과 2학년 오준서 청동기 이래로 불평등은 인간 사회에 상존해 왔다. 불평등의 양상은 시공간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여러 얼굴을 하고 일상에 스며 있는 불평등을 감지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가끔 어떤 종류의 상황 맥락들에서, 사람들이 전개하는 대화들 사이사이 드러나는 행간에서, 감추어져 있었던 불평등은 수면 위로 올라온다. 불평등한 구조에서 누가 위를 차지하는지, 그리고 아래에 서 있는 이는 누구인지 비로소 보인다.종이에 잉크 방울을 떨어뜨린 듯, 일상 속에서 점점이 보이는 불평등은 사회 구조에서 자신과 완전히 다른 위치에 있는 사람을 직접 마주할 때 희미하게나마 어떤 형태의 그림이 된다. 불평등을 언제나 경험적으로 온전하게 느끼지는 못하더라도 희미하게나마 '이해'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주로 저소득층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하는 의료봉사 자원활동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던 불평등의 어떤 형태를 마주하게 되었다. 이미 기사 제목에서 언급되었던 저소득층이라는 단어를 통해 그것이 경제적 불평등임은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인상적이었던 것은 경제적 불평등이 드러나는 방식이었다. 정기적 검진을 받으면서 꾸준히 관리하면 개선될 수 있는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이를 방치하여 악화된 경우가 태반이었다. 막연히 병원에 가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갖고 건강검진을 받지 않는 경우도 있었다.언급한 현상들이 모두 경제적 불평등에서 비롯한다고 할 수는 없고, 이에 대해서는 더 많은 논의가 필요할 것이다. 그러나 경제적 불평등이 이들의 건강 문제에 대한 수많은 원인들 중 하나라는 것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리라.적절한 치료를 받지 않는 이유를 다시 질문했을 때, 많은 이들은 '돈이 없어서', '병원에 가야 하는 정도로 심각한 증상인 줄 몰라서' 등의 이유를 댔다. 현재 한국의 사회보장시스템과 그들의 사회경제적 조건을 생각할 때 필요한 대부분의 치료를 국가에서 부담할 것임은 어렵지 않게 예측할 수 있다. 그러나 건강과 빈곤은 연속적이다.국가의 사회보장 기준처럼 특정 기준 미만부터 빈곤하고, 특정 기준 미만부터 건강하지 않은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경제적 불평등으로 인한 건강 악화는 이들이 국가의 사회보장시스템 하에서 충분한 보호를 받기 훨씬 이전부터 진행되어 오고 있었을 것이다.'심각한 증상인 줄 몰랐다'라는 진술은 주로 교육에서 기인한 것으로 예측할 수 있는데, 경제적 여유와 교육의 연관성은 많은 자료에서 통계적으로 검증되어 있듯 유의미하다. 이처럼 몇 가지 단서들을 통해 경제적 불평등이 건강의 악화에 일정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다.경제적 불평등 외에도 사회적 차별 등 건강 불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원인으로 지목되는 것들은 상당히 많다. 건강권은 최소한의 건강을 보장받을 권리로 대한민국 헌법과 세계인권선언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인간의 기본권 중 하나이다.우리가 전 세계를 휩쓴 감염병 상황에서 목도했듯이, 위기는 언제나 공동체의 가장 약한 고리를 먼저 타격한다. 인간이 아직도 이렇게 불평등하게 아프다는 것은 슬프고도 잔혹한 일이다. 건강권이 평등하게 보장되지 않는 사회를 사회의 일원으로서 어떻게 바꾸어 나갈 수 있을지 고민해 보아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2024-05-13 05:00:00오피니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메디칼타임즈=차의대 본과 4학년 오예지 평소 독서량이 많은 편은 아니지만, 표지가 예쁜 책을 모으는 것을 좋아한다. 올해 초 미국을 방문했을 때도 서점에 들러 표지가 나무판으로 되어 있는 예쁜 동화책을 기념품으로 사왔다.얼마 전 서점에서 아주 마음에 드는 표지를 가진 양장본을 발견하여 구매했다. 바로 1919년 오리지널 초판본 금장 에디션으로 나온 데미안이다.데미안은 추천 도서로 이름을 들어본 적 있으나 제대로 읽어본 적은 없었다. 유명한 구절인 "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고 하는 자는 한 세계를 깨뜨리지 않으면 안 된다. 새는 신에게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아브락사스다"만 알았을 뿐 이 책을 읽고 나서야 이 말을 데미안이 했고 책 제목의 데미안이 소설 속 등장인물 이름임을 알게 되었다.두껍지 않은 책이라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다. 읽고 나서 개인적으로 저자의 의도를 제대로 파악했는지 의심이 될 정도로 어려웠다. 옮긴이의 작품해설을 빌리자면 <데미안>은 세계대전 이후 '전쟁'과 '개인'의 관계를 치밀하게 제시한 작품이며 헤르만 헤세의 자기 성찰적 기록이다.  이 책은 주인공 싱클레어를 통해 자아가 어떻게 형성되어 가는지 보여준다. 자아는 한순간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삶이 제시하는 수많은 과제를 마주하며 변화하는 과정이다.헤르만 헤세의 시선으로 전쟁의 잔인함과 쾌락을 설명할 수 없었으나 내면에서 이해되지 않더라도 현실의 있는 그대로를 직시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하는 새처럼 자아가 태어나는 과정은 알인 세계, 즉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깨뜨려야 한다.삶은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혹은 해결할 수 없는 수많은 과제를 던진다. 나는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일을 처리하는 데 급급했고, 전쟁과 같이 스스로 해결할 수 없는 과제를 마주할 때 무력감을 느꼈다.삶의 순간마다 주어지는 과제와 현실에 대한 고민을 외면하고 사색하지 않았다. 그래서 자아가 어떻게 해야 껍질을 깨고 나와 새로운 세계와 만날 수 있는지 잘 몰랐다. 무력감 대신 더 치열하게 답을 찾았다면 지금과는 다른 내가 서 있을까?이 책의 옮긴이는 내 세계에 조금만 위협이 와도 금방 죽을 것처럼 공포에 질리는 게 아니라, 새가 알을 깨고 나오듯 사력을 다해 껍질을 부수고자 해서 극복해야 한다 말하고 있다. 그의 말처럼 지식만으로 설명할 수 없는 새로운 세계를 인식하는 방법은 자아가 끊임없이 낡은 껍질을 벗고 새로 태어나는 방법뿐이다.이 책을 통해 단순히 정신건강의학 시간에 배우는 id, superego, ego의 개념적 정의를 넘어 스스로의 자아를 세상 밖으로 깨어내 보낼 수 있는 의대생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2024-05-07 05:00:00오피니언

"전향적 검토" 의대교수들 정부·정치권 향한 마지막 호소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국적으로 사직에 이어 휴진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의대교수들이 정부의 의대증원 강행을 두고 마지막 호소를 이어갔다.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가 4일 '한국 의학교육의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개최한 토론회에 패널로 나선 의대교수들은 정부 혹은 정치권을 향해 이 사태를 해결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충북대병원 배장환 교수는 정치권을 향해 환자 전원을 의사가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을 주문했다. 충북대병원 배장환 교수는 정치권을 향해 "표 떨어질까봐 수도권 상급종합병원으로 몰려가는 환자 전원을 막지 못하면서, 왜 의사가 책임져야 하느냐"라며 일갈했다.그는 "정부가 원하는 게 지역 내 압도적인 의료기관을 만들어 지역완결형 의료를 구축하는 것 아니냐"라며 "그렇다면 지역 환자의 상급종합병원 전원을 의사에게 전적으로 맡겨야 한다"고 말했다. 적어도 혈압약 받기위해 수도권으로 향하는 환자 전원을 정치권에서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배 교수는 "의료를 교육과 안보 문제처럼 생각해 달라"며 "이는 국민의 기본권이고 정부가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수련 국가책임제 필요성을 강조했다.그는 "의대정원을 늘리는 것은 수단일 뿐이다. 숫자에 매몰되지 말고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으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찾아달라"고 거듭 당부했다.전의교협이 주최한 4일 토론회 패널토의에 나선 의대교수들은 현 상황을 타개할 수 있는 해법을 제시했다. 전의교협 비대위원장을 맡게 된 서울아산병원 최창민 교수(호흡기내과)는 "전공의 사직 이후 교수들은 두달간 주 70~100시간 근무를 이어가고 있다"면서 "특히 필수과 교수들은 3일에 한번씩 당직을 하며 버티고 있는데 정부는 계속해서 의료공백이 없다고 하고 있다"며 꼬집었다.그는 이어 "5월 내로 해결이 안되면 교수들도 병원을 떠나든가 혹은 진료를 더 줄여 유지할지 택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라며 "의대증원만 중지되면 전향적으로 변화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부산대병원 오세욱 교수는 정부를 향해 "의과대학은 100명 200명 밀어넣고 돈 주고, 시설만 만든다고 교육을 시킬 수 있지 않다는 점을 명심해 달라"고 말했다.이어 지역·필수의료 또한 의대증원으로 낙수효과를 기대했다면 터무니 없는 기대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번 의대증원 사태로 전공의들은 더욱 필수의료를 기피하는 현상이 생겼다"라고 우려했다.만약 정부가 진정성을 갖고 의대증원 논의를 하려고 한다면 젊은의사를 포함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점도 강조했다.또한 이날 패널로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신현영 의원은 "정부의 행보는 전향적인 태도라고 볼 수 없다"면서 "젊은의사들이 현장에 돌아오려면 원점재검토에 준하는 정부의 결단이 나와야 한다"고 말했다.신 의원은 이를 위해선 먼저 정부가 앞서 의료계를 집단 악마화한 부분에 대한 진정성 있는 사과를 촉구했다.그는 이어 "2000명 증원 이후 무문별한 보건의료정책이 의료를 파탄시키고 붕괴시킨다면 추후 역사의 과오로 남을 것"이라며 "전문가적 근거를 바탕으로 의대정원을 논의할 수 있는 의사결정 구조를 마련했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2024-05-04 19:07:57병·의원

"고법 판단에 '월권' 운운한 대통령실, 반헌법적 태도"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의대증원 관련 서울고등법원의 판단에 대통령이 "월권이다"라는 반응에 앞서 소송을 제기한 소송 대리인 측은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전의교협(전국의사교수협의회), 의대협(의과대학학생협의회), 전공의 비대위 박단 위원장의 소송대리인을 맡고 있는 이병철 변호사는 2일 보도자료를 통해 강하게 문제를 제기했다.서울고법이 10일까지 자료제출을 요구한 데 대해 대통령실 측이 '월권' 운운하자 젊은의사 소송대리인 측은 2일,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사진은  한덕수 국무총리(좌측), 이병철 변호사(우측)그는 "대통령실의 반응은 반헌법적이고 반민주적이며 몰역사적인 태도"라며 지난 수십년간 확립된 법 원칙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그에 따르면 과거 김영삼 전 대통령이 금융실명제를 기습적으로 실시하자 이에 반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했을 당시에도 헌법재판소는 "대통령의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국민의 기본권 관련성이 있다면 사법부의 심판대상이 된다"고 판시한 바 있다.즉, 대통령도 나라의 주인인 국민의 기본권 실현을 위한 수단일 뿐이라고 판결한 것이다.이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남북정상회담 개최와 관련해서도 대법원은 “법원은 국민의 기본권 보호와 법치주의 구현을 책무로 하는 국가기관이므로 대통령의 고도의 정치적 결단인 통치행위라 하더라도 범죄혐의가 있는 경우에는 사법심사의 대상이 된다"고 같은 취지로 판결했다.이 변호사는 이처럼 역사적 행보에도 최근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법관을 겁박, 독립을 침해하며 마치 행정부의 시녀인 듯한 언동을 일삼는 행보에 우려를 표했다.그는 "대통령실은 5월 중순경 나올 예정인 서울고등법원 집행정지결정 결과에 이의가 있으면 대법원에 재항고하라"면서 거듭 단호한 입장을 분명히 했다.앞서 서울고법 행정7부는 의대 교수·전공의·의대생 등 18명이 보건복지부와 교육부 장관을 상대로 낸 의대 증원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심리에서 과학적 근거자료를 오는 10일까지 제출하라고 요구한 바 있다.재판부는 5월 중순 이전까지는 의대증원 여부가 최종 승인 나지 않도록 해줄 것을 교육부에 요청하기도 했다.한덕수 국무총리는 1일 중대본 회의에서 "전국 32개 의과대학에서 제출한 모집 정원(1550명 안팎 규모)을 대교협에 제출했다"면서 2025학년도 32개 의과대학 모집 정원을 사실상 확정한 것으로 발표한 바 있다. 
2024-05-02 11:12:54병·의원

"돈 밝히는 집단" 정부 악마화 행보, 눈물로 호소한 전공의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전공의가 자부심을 갖고 환자 진료할 수 있는 의료환경 만들어달라.""앞으로 정부가 의료정책 논의할 때 해당 전문가 의견 수렴해달라." 30일,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주최로 열린 긴급 심포지엄에서 주제발표를 맡은 서울대병원 박재일 전공의협의회장은 젊은의사를 악마화하고 있는 정부의 행태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끝내 눈물을 보였다.그는 자신이 혈액종양내과를 결심한 이유를 언급하면서 "조혈모세포 수치를 매일 물어보며 매일 우는 환자를 보며 환자를 위해 처음으로 간절하게 기도를 했다"면서 당시를 회상했다.그는 "내 몸이 힘들수록 환자가 건강해질 것이라고 생각했고, 내 몸은 힘들지만 마음은 힘들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한달 후, 혈액종양내과에 지원했다고 했다.좌측부터 서울의대 김민호 대표, 서울대병원 박재일 전공의 대표, 서울의대 강웅구 교수, SBS 조동찬 기자박 전공의가 진심을 담은 발제에 플로어에 참석한 전공의들도 하나 둘씩 눈물을 훔쳤다. 정부를 향한 의대증원 정책 지적으로 시작했지만, 순식간에 환자진료에 진심을 담았던 젊은의사들의 호소의 장으로 바뀌었다.박재일 전공의는 정부로부터 전문가의 전문성을 외면받았고, 교육받을 권리조차 무시당했으며 근로자로서의 자율성도 거부당했다고 지적했다.그는 "정부가 전공의를 악마화해서 국민과 갈등국면으로 내모는 정부에 묻고 싶다"면서 "회복한 환자의 감사편지를 평생 가슴에 품고 마음을 다지는 의사를 만나본 적이 있는가"라고 물었다.그는 이어 "정부는 하루하루 병원에서 멀어지도록 만들고 있다"면서 "지금까지 의료개혁의 올바른 방향성을 고민해는데 지나고 나니 전공의는 악마화 돼있었다"라고 씁쓸함을 전했다.이날 세션 좌장을 맡은 분당서울대병원 방재승 교수는 "전공의 대표가 이런 자리에서 감정적으로 슬픈 모습을 보인 것을 진심이 아니면 힘들 것"이라며 "정부는 이번 사태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해야한다"고 말했다.그는 이어 "피교육자인 전공의가 기득권 집단인가. 이렇게까지 파렴치한으로 내몰아 버린 것 자체가 문제"라고 지적했다.또한 이날 의대생의 시각에 대해 발표를 맡은 서울의대 김민호 학생대표는 이번 사태에서 정부의 행보는 위선, 독선, 오만함으로 이어졌다고 지적했다.  김민호 학생은 "오늘의 발표는 정부의 의료농단에 따른 의대학생들의 시각"이라며 "정부가 진심으로 의료개혁 의지가 있다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달라"고 촉구했다.그는 이어 "비필수의료가 필수의료를 헤치는 주범인냥 호도하고 있다"면서 "내외산소, 흉부외과를 낙수과로 대하는 정부 행태에 회의감이 든다"며 좌절감을 토로하기도 했다.또한 그는 최근 정부가 의대정원을 50~100% 자율조정안을 제시한 것을 두고도 "단순히 의대증원 규모를 줄이고 협상하면 된다는 식의 행태만 보더라도 정부의 오만함이 드러난 부분"이라고 꼬집었다.의대교수 시각에서 현 사태를 진단한 강웅구 교수(서울의대)는 최근 정부의 의대증원 정책 발표에 이어 전공의들이 교수집단을 '중간 착취자'라는 지적을 보고 불쾌하기 보다는 충격적이었다고 했다.그는 "그동안 열심히 진료와 연구에 매진해왔다고 생각했지만 이것이 제자들의 노력과 자율성을 빼았는 것이 될 수 있음을 깨달았다"고 했다.그는 이어 "국민의 의료보장을 받는것은 의사 개인의 선의가 아닌, 국가의 책임"이라며 "이번 사태는 국각가 책임을 방기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2024-04-30 15:29:39병·의원

다정함에 대하여

메디칼타임즈=조선의대 본과 4학년 한민형 필자는 서울과 경기도에서 나고 자랐는데, 수능 점수에 맞춰 연고 하나 없었던 광주로 대학을 온 탓에 자주 KTX를 타고 경기도와 광주를 오가곤 한다.KTX를 여러 번 타다보면 옆자리에 앉는 사람에 따라 쾌적함이 달라지는 걸 느끼는데, 그래서 열차를 탈 때 옆자리에 누가 앉을지는 필자의 소소한 이슈거리이다. 그날도 옆자리에 누가 앉을까 스치듯 생각하며 KTX에 올랐다.달달한 음료가 당겨서 산 마시는 요거트를 하나 든 채로. 자리에 앉아서 가다보니, 다음 역에서 하얀 피부에 시원한 향수 냄새가 나는, 20대 중반쯤으로 보이는 작은 체구의 여성분이 옆자리에 앉았다. 오늘은 편하게 가겠구나, 생각하며 흐뭇하게 눈을 감았다.30분 정도 지났을 무렵 사 온 요거트가 먹고 싶어져서 뚜껑을 따는데, 탁, 따던 중에 요거트 몇 방울이 손에 튀었다. 좀 조심할걸,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던 찰나, 옆자리 여성분이 톡톡 어깨를 두드리더니 가방에서 휴지를 건넸다.생각지 못했던 호의에 놀라서 엉거주춤 감사 인사를 하고 손에 묻은 요거트를 슥슥 닦았다. 그리고 닦은 휴지를 가만히 보는데 마음에 따뜻함이 사르르 번져왔다. 모르는 사람의 작은 호의와 관심에, 그 다정함에 마음이 포근해졌다.가볍게 휴지를 건네던 여성분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그분은 몸에 배인 다정함으로 주변에 따뜻함을 선물했겠지? 필자도 이 따뜻함을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PK 실습을 돌다 보면 아픈 사람들을 많이 마주한다. 다만 의대생인 필자는 교수님과 환자의 대화를 지켜보는 철저한 방관자 역할이다. 의사도, 환자도 아닌 위치에 서서 실습을 돌다 보면 때론 의사의 입장에서, 때론 환자의 입장에서 그 상황을 지켜보게 된다.혈종 회진을 돌며 한 말기 암 환자에게 교수님께서 성심성의껏 검사 결과들을 설명하시고 가려던 찰나 환자분이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전했다. 선생님, 선생님같이 다정한 분을 만나서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 말에 여러 가지 생각이 동시에 찾아들었다.중한 병이나 말기 암 환자를 볼 때면 저분들은 어떤 것에서 삶의 의미를 찾고 있을까 궁금했었다. 호스피스로 옮겨야 될 만큼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도 말 한마디에 담긴 다정함과, 날 신경써주고 있다는 느낌은 한 사람에게 다행감을 주는구나. 저렇게 다정함을 잃지 않는 의사가 되어야겠구나.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라는 질문에 톨스토이는 사랑이라고 답했다. 사랑이라, 필자 또한 이 질문에 사랑이라고 답하고 싶어졌다. 필자에게 이 사랑이라 함은 다른 말로 따뜻한 관심인 것 같다. 이 사람이 나를 신경써주고 있구나, 이 세상에서 나에게 따뜻함을 베풀어주는 사람이 있구나라는 생각을 할 때면 마음속에 온기가 번진다.보살핌을 받는다는 느낌은 사람한테 안정감을 준다는 생각을 한다. 의사는 본질적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다. 의사에게 필요한 덕목은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잃지 않아야 될 것이 '다정함' 아닐까.이 세상을 따뜻하게 밝혀주는 다정함이 빛을 잃지 않길. 일반인과 의사의 경계에서, 의대생의 시선으로 얻은 조그마한 가치를 나누고 싶다.
2024-04-29 05:00:00오피니언

따뜻한 봄, 과연 아름답기만 할까?

메디칼타임즈=이화여대 의대 본과 4학년 하보경 4월이 들어서자마자 사방에 꽃이 피면서 봄내음을 느끼곤 한다. 눈으로 보기는 아름답지만, 마냥 꽃이 예쁘기만 한 건 아니다. 해마다 이맘때가 되면 꽃가루 알레르기가 공기 중에 떠다니면서 극성을 부린다.또 꽃가루뿐 아니라 밤낮으로 황사와 미세먼지까지 더해져 호흡기를 괴롭히기도 한다. 봄철을 맞아 야외활동을 많이 나가는 것도 좋지만, 그만큼 생활 건강에 유의해야 한다.1. 알레르기 비염봄철의 단골손님이라고 불리는 알레르기 비염은 겨울이 지나고 일교차가 큰 환절기에 맑은 콧물, 코막힘, 재채기 등의 증상으로 흔히 나타난다. 이는 치명적인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에 불편함을 가져다주고, 만일 제때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콧물과 함께 짙은 농이 나오기도 하며 두통과 발열 증상까지 이어질 수 있다.또 초기의 알레르기 비염이 만성 비염, 부비동염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고, 심할 경우 수술적 치료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평소 관리와 함께 적절한 치료가 필요하다. 만약 매년 이맘때인 봄철, 재채기나 코막힘 증상이 2주 이상 나타날 경우 알레르기성 비염을 의심하고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이러한 알레르기 예방에는 무엇보다 면역력이 중요한데, 기본적으로 개인위생을 철저히 준수해야 한다. 날씨가 풀려서 외출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외출 후 집으로 돌아와서는 손과 발을 깨끗이 씻고 반드시 양치질을 해야 한다.특히 환절기에는 양치 후 30초 정도 구강청결제로 가글을 하는 것 또한 입안 세균을 제거해 비염, 감기, 편도선염 등의 호흡기 질환 예방에 도움이 된다.1. 알레르기 결막염봄철 꽃가루나 미세먼지 등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들이 공기 중에 떠다니게 되고, 그로 인해 눈이나 눈꺼풀 내면을 둘러싸는 결막에 염증이 생기면 이를 알레르기 결막염이라고 한다. 원인 물질로는, 미세먼지, 황사, 꽃가루 등이 있는데 이러한 물질들이 눈에 지속적으로 닿게 되면 눈의 가려움과 이물감을 유발하는 것부터 눈시림과 눈충혈을 유발할 수 있다.이를 예방하기 위해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을 비비지 않은 것이 중요하다. 또 되도록 봄처럼 먼지가 많은 계절에는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미세먼지나 황사가 심한 날, 혹은 꽃가루가 많은 곳을 갈 때 외출을 삼가거나 안경과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이 권장된다. 또 눈이 가려울 경우 비비지 않고 얼음찜질이나 인공눈물을 넣는 것이 좋다.1. 만성폐쇄성 폐질환만성폐쇄성폐질환이란, 봄철 황사나 미세먼지와 같은 유해 물질에 노출되어 기도와 폐에 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을 말한다. 이는 잘 알려지지 않아 생소한 질환이지만, 사실은 폐암만큼이나 위험한 질병이다.세계보건기구(WHO)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전세계 10대 사망원인으로 만성폐쇄성질환(COPD)이 3위를 기록한 바 있다. 만성폐쇄성질환을 일으키는 주원인인 미세먼지는 입자가 매우 작지만, 각종 중금속을 함유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인체의 깊은 곳까지 침투할 수 있어, 노출됐을 시 폐에 염증을 유발한다.이 질환의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호흡곤란, 기침, 가래가 있는데, 이 중 호흡곤란이 가장 주요한 증상이다. 기침이 첫 증상일 수 있지만, 가볍게 넘기기 쉬운 증상이고, 일부는 초기에 무증상인 경우가 많아 면밀한 주의가 필요하다.만성폐쇄성폐질환을 예방하기 위해선 황사와 미세먼지가 많은 날에는 외출 시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손을 잘 씻어 청결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이렇게 요즘과 같이 겨울을 지나 따뜻해지면서 건조한 대기, 공기 중에 떠다니는 여러 물질에 의해 발생할 수 있는 질환들을 알아보았다.봄 환절기가 되어 눈이나 코가 가렵거나 기침이 자주 나는 등 증상이 나타나면 가볍게 여기지 말고 이러한 질환을 의심하고 병원을 방문해 볼 필요가 있다. 봄철 다양한 질환의 예방수칙을 철저히 지키며 이러한 질환에서 벗어나 아름다운 봄을 만끽하도록 하자.
2024-04-22 05:00:00오피니언

배장환 교수 "특정 공무원 처벌 대신 진심어린 사과 원해"

메디칼타임즈=이지현 기자"특정 공무원이나 특정 직역을 처벌하는 것을 원치 않는다. 하지만 진심어린 사과를 하는 것은 보고 싶다."앞서 충북도지사와의 면담에서 사자후를 보여 주목을 받은 충북대병원 배장환 교수(순환기내과)는 지난 13일 자신의 SNS를 통해 의대증원 쟁점 관련 장문의 글을 남겼다.충북의대 배장환 교수배 교수는 "(특정공무원, 특정 직역 등)그들은 이미 전문가로서의 품위에 심대한 손상을 입은 상태이므로 이러한 일에 다시 손 대기 어려울 것이고 사라질 것"이라며 진심 어린 사과를 요구했다.그는 "전문가들이 잘못했을 때 실수가 아닌 의도가 있었다면 사퇴보다는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한다"라며 "자신의 정치적 야심이나 2차적 이득을 위해 의사라고 하는 전문가 집단을 악마화했고 욕을 보였으며 정부와 전문가 직역간 신뢰를 깨뜨리는 악행을 저질렀기 때문"이라고 부연 설명했다.이어 진심 어린 사과를 하는 것인 전문가로서 최소한의 책임이라고도 했다.  배 교수의 글은 이번 총선에서 의대증원 등 정권심판론이 작용, 국민의힘이 참패한 이후인 터, 더욱 눈길을 끌고 있다. 특히 1352명의 전공의들이 보건복지부 박민수 차관을 상대로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고소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또한 배 교수는 현 시점에서 의대증원 해법을 제시하기도 했다.그는 우선 의대증원 논의를 중단하고 전공의와 의대생이 각각 병원과 학교로 돌아올 수 있는 대책을 논의할 것을 제안했다.의대증원 논의를 중단하면 젊은의사들이 복귀할 수 있는 필수요건이 어느정도 해결된 것으로 의료계는 지난 공백에 따른 추가 수련이나 일시적인 수련시간 증대 등 충분요건을 찾아야 한다고 봤다.배 교수는 이어 대통령실 직속 의료인(혹은 의사) 수요연구 특별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위원회 구성원은 전의교협, 의학회를 포함한 의료 전문가와 정부 그리고 연구기관, 사용자 등을 포함하는 안을 제시했다.그는 "끝장 토론을 통해 무제한 의료사용을 논리적 수준에서 제한하고 (환자)전원 결정은 의사가 한다는 어렵지만 중요한 논제를 세우고 의사추계 연구를 최소 1~2년간 실시해 달라"고 요구했다.그는 이어 "이와 동시에 필수의료, 지방의료를 발전시킬 정책을 논의하고 지원해 달라"며 "이를 선시행한다면 현재 무너진 정부와 의료계간의 신뢰를 회복하는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2024-04-15 09:09:25병·의원

의료를 바탕으로 한 치유의 중심에 선 학생들

메디칼타임즈=고신의대 본과 2학년 이원정 요즘 의료사태가 계속되면서 시민들은 혼란스러워하고, 언제든 의료를 접할 수 있었던 사람들마저 점점 기본적인 의료와도 멀어지고 있는 현실을 경험하고 있다.이런 사태에서도, 환자들이 검진을 받지 못해 건강에 위협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사람들이 있다. 바로 고신대학교에 있는 '벧엘'이라는 의과대학·간호대학 연합 의료선교 동아리 학생들과 고신대 복음병원 의료진들이다.의료선교 동아리 '벧엘'은 비록 학생의 신분이나, 배운 지식과 기술로 의료의 혜택을 충분히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손길을 내밀러 가는 사람들이 모인 동아리다. 해외 의료선교는 물론이고 국내 의료선교도 꾸준히 나가고 있다.오늘 이 글에서는, '벧엘' 동아리 학생들이 올해 3월 최근 2차례 나간 국내 의료선교에 대해 소개해보고자 한다.3월 9일 토요일, 창원 현동샬롬교회에 벧엘에 소속된 고신대학교 의과대학·간호대학 13명의 학생과, 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호흡기내과 옥철호 교수님들을 비롯한 교수님들, 간호사님들을 포함한 18명의 인원이 모여 현동지역 무료 의료 진료를 다녀왔다.학생들과 교수님들, 간호사님들은 접수팀, 엑스레이팀, 간초음파팀, 갑상선 초음파팀, 심전도팀, 주사팀, 산부인과팀으로 나눠 진료를 수행했다. 각자의 맡은 역할에서 사람들이 혹시 불편한 점은 없는지 귀기울이며, 환자분들에게 가장 필요한 의료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지역 특성상 나이 드신 분들이 많은 현동지역 무료 진료이기에, 나이 드신 분들이 알아들을 수 있는 용어를 사용해 알아듣기 쉽도록 차근차근 설명해드리고 환자분들이 불편하신 점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안내하고 진료를 수행했다. 환자분들이 그동안 본인의 건강에 대해 찜찜했던 모든 것들을 다 훌훌 털어버리고 가실 수 있도록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했다.고신대학교 의과대학·간호대학 연합 의료선교 동아리  '벧엘'3월 31일 일요일, 김해합성초등학교에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보호자들을 대상으로 한 무료의료진료를 다녀왔다. 이번 무료 진료에서는 고신대 복음병원 호흡기내과 옥철호 교수를 비롯하여 재활의학과, 소아청소년과, 영상의학과와 치과가 참여하였으며, 고신대 의과대학·간호대학 학생들 18명이 참여하였다.의료 진료뿐 아니라 한편에서는 화분 만들기, 풍선 만들기, 축구하기 등 학생들이 어린이들을 놀아주고 함께 어우러져 시간을 보내는 어린이 사역이 이루어지기도 하여, 현장은 모두가 하나되어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다문화 어린이들, 보호자들은 각기 다양한 국가 출신으로, 우리와 원활한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도 많았지만,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고자 하는 마음, 그리고 그 마음을 소중히 여기고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어우러져 아름다운 장면을 만들어냈다.어린이들과 어른들이 아픈 몸에 대한 진료를 받는 것뿐 아니라, 어린이들과 그들의 부모들의 그동안의 어딘가 모르게 허했던 마음을 채워줄 수 있었던, 더할 나위 없이 행복한 기억을 선사해준 의료봉사였다.고신대학교 복음병원 희망무료진료소해외로 나가지 않더라도, 한국 곳곳을 둘러보면, 의료가 절실히 필요함에도 경제적, 사회적 이유로 충분히 의료를 받고 있지 못해, 자신의 아픔이 어떤 원인에서 비롯된 것인지 알지 못하고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비록 아직 많은 것을 해드리지 못하는 학생의 신분임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작은 손길 하나하나라도 큰 도움이 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이다.또한, 교수님들 옆에서 의료 진료를 돕고 보조하면서, 우리는 학생으로서 할 수 있는 것들을 할 수 있다. X ray를 찍고, 혈압을 측정하고, 차트를 작성하고 사람들에게 약과 질병에 대해 묻는 의료적인 부분뿐 아니라 진심으로 다가갔다.그들의 몸뿐 아니라 힘듦, 지침, 외로움, 소외감 같은 정신적 아픔마저 품고 위로한다면 환자들은 병도, 마음도 다 치유되어 웃으며 집으로 돌아갈 수 있을테다.의료를 바탕으로, 따뜻한 손길과 마음을 모아 나이도, 국적도 제각각인 사람들의 아픔을 치유하는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중심에는, 다름 아닌 학생들로 구성된 '동아리'가 있다. 우리는 앞으로도 그곳이 어디든,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곳이라면 언제든 달려갈 것이다.
2024-04-15 05:00:00오피니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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